사람의 손가락이 왜 나무못처럼 생겼느냐고?
만일 옳지 못한 얘기를 듣게 될 때,
바로 제 귀를 손가락으로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벨론계 탈무드 <케튜보>

【1부】 자칫 소홀하기 쉬운 말의 힘
# 유대인은 왜 혀를 화살에 비유하는가?
예부터 유대교의 가르침에 혀는 화살에 비유되어 왔다. "왜 다른 무기, 예를 들면 칼에다 비유하지 않았는가?" 하고 어느 랍비가 질문했다. 그분에게 답이 온즉, "누가 제 친구를 죽이려고 칼을 뽑았다가도 그 친구가 빌며 용서를 구하면, 그 사람은 화가 누그러져 그 칼을 도로 집어넣을 수 있다. 그러나 한번 쏜 화살은 아무리 나중에 후회를 한다 해도 다시 돌아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랍비의 이야기는 단순한 비유법에 그치지 않는다. 말이란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초래할 수 있기에, 유대교의 가르침은 못된 언행을 살인에까지 비유하기도 한다.
말이 해가 될 수 힘을 가진 것처럼, 상처를 낫게 하고 남을 감동시킬 수 있는 힘 또한 대단하다. 중세기 유대교 경전인 <중용의 길>을 쓴 어느 무명작가는 평소 하는 말에서 빚어지는 커다란 해악을 대해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 "사람은 혀를 이용하여 정보제공, 유언비어, 조롱, 아양, 또는 거짓말처럼 무시할 수 없는 많은 죄를 범할 수가 있다. 그러나 그 혀를 사용하여 무한히 많은 선량한 일들도 해낼 수도 있다."라고 일깨워 주었다.
# 말로 인한 피해를 되돌리기란 불가능하다.
동유럽의 어는 작은 마을에서, 한 청년이 마을 사람들에게 랍비를 중상모략하는 소문을 퍼트리며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레 복받치는 후회감에 그 청년은 랍비께 용서를 구하면서, “죄를 사하기 위해서는 어떤 벌도 달게 받겠습니다."라고 빌었다.
랍비는 그 청년에게 새의 깃털로 속은 넣은 베개를 가지고 와, 안에 있는 깃털을 바람에 날려 보내고 다시 찾아오라고 일렀다. 그 청년은 시킨 대로 한 다음 랍비에게 달려와, “이제 제 죄가 씻겼습니까?”하고 물었다.
“거의 다 됐네.”라고 대답한 후 랍비는 “자네가 해야 할 일이 한 가지 더 남았네. 가서 그 깃털들을 모두 주워 오게.”라고 말했다.
“하지만 불가능한데요. 이미 바람에 다 날려 보냈는데요.”하고 청년은 난색을 표현했다.
“바로 그렇지.”하고 랍비는 대답했다.
“이미 저지른 일을 나중에 아무리 고치고 싶다고 해도 자네의 말 한마디가 끼친 피해를 회복시킨다는 건, 이미 날아가 버린 깃털들을 다시 주워 모으는 일만큼이나 불가능 한 거라네.”
이 유명한 일화는 중상모략을 경계하는 가르침이기도 하지만, 말의 효력을 증명하는 한 예이기도 하다.
【2부】 타인에 대해 말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말을 전하지 말라
"당신이 다른 사람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있지 않는 한, 절대로 그를 흉보지 말 것이며, 만약 그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있다면, 당신 자신에게 '그에 대한 얘기를 내가 꺼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자문하라." <조나단 레버터>
우리가 줄이거나 금해야 할 언행들
남의 명예를 손상시키지 않는 사실의 정보, 의견
설사 사실에 근거했다 하더라고 좋지 못한 내용의 이야기들
거짓말이나 유언비어, 부정적이며 거짓스러운 말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이기만 하다면, 남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의 이야기를 퍼뜨려도 도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유대법에서는 그 문제에 대해 전혀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아마도 이 때문에 히브리어 단어인 라숀 하라나쁜 말, 나쁜 혀를 뜻한다에 대응할 만한 단어가 영어에 없는 모양이다. 거짓이어서 비도덕적이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는 중상모략의 경우와는 달리 라숀 하라는 굳이 정의하자면, 사실에 근거하는 말이다. 이는 상대방의 지위를 깎아내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정보들을 파헤치는 일이다. 나는 이를 '부정적인 사실'이라고 번역한다. 유대법은 대화를 하고 있는 상대방이 그 정보를 꼭 필요로 하고 있지 않는 한,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사실을 퍼뜨리기를 금지하고 있다.(중략) 라숀 하라를 경계하는 일은 단지 말에만 그치지 않는다. 어느 누구의 이름이 거론될 때에 눈알을 굴리거나 눈을 깜박이든가, 아니면 "아무개는 너무 똑똑해."하며 비아냥거리는 말을 한 것도 모두 그 법칙을 어기는 행동들이다. 라숀하라는 다른 사람의 지위를 깎는 모든 행동을 뜻하고 있으므로, 말이 아닌 다른 행동으로써 일을 저질렀느냐 아니냐 하는 문제는 하등의 상관이 없다. 유대법에서는 이런 행동을 일컬어 라숀 하라의 먼지아박 라숀 하라라고 부르고 있다.
올바른 언행에 대한 가장 안타까운 반칙은 악의에 찬 거짓말을 퍼뜨리는 일이며, 유대법에서는 모치 셈 라, 즉 타인을 모함하기이다. (중략) 누구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건 마치 사람을 죽이는 것과도 같다. 실제로 몇 차에 걸쳐 그 일은 살인을 불러왔다. 14세기 유럽에 페스트가 퍼졌을 때, 누군가 그 비난의 대상이 될 만한 사람들을 찾고 있던 반유대계인들과 그 외의 다른 사람들이 소문내기를, 유대인들이 유럽의 우물에 독약을 타서 페스트를 퍼뜨렸다고 전했다. 화가 치민 군중들은 몇 달 동안에 수천 명의 유대인들을 마구 학살하게 되었다. 20세기에 들어서서도 내내 비슷한 종류의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편견에 가득 찬 사람들이 미국 남부지역에서 죄 없는 흑인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도록 부추겼다.
# 부정적인 말을 전해도 될 때는 언제인가
유대법에서 모욕이 되거나 해가 되는 정보를 퍼뜨리는 것을 '피 흘리기'라고 하여 일반적으로 좋지 않은 행동에 비유되고 있다. '부정적 사실'을 남에게 전하도록 허용되는 한 가지 경우를 든다면, 그건 당신이 비즈니스에 관한 정보를 요구받을 때이다. 동유럽 랍비계의 성인으로 일컬어지며, 용서받거나 금지되는 언행법에 관하여 유대교의 가장 권위 있는 학자인 하페츠 하임이 가르치기를 "어느 누가 어떤 이를 자기 사업으로 끌어들이려 한다면(예를 들어 그 사람을 고용하거나, 혹은 그 사람과 동업해 보고자 한다면) 그는 두루 돌아다니며 남들로부터 정보를 캐내도록 허락이 되고 있는데, 이는 그가 자칫 입게 될지도 모를 손해를 막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또 남들은 명예를 손상시킬지도 모르는 정보까지도 제공할 수 있도록 허락되고 있는데, 이는 그 직원 후보를 해치고자 하는 뜻이 아니고 단지 사실을 얘기해 줌으로써 다른 한 인간에게 닥쳐올지도 모르는 해를 막아 보고자 함이다."라고 했다. 비슷한 예로, 유대법은 어느 직원 후보에 대해서 누가 당신의 의견을 묻는다면, 그자가 불성실하고 무능하다고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간단한 원칙
그 이야기가 사실에 근거한다고 정식으로 서약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면
그걸 절대로 사실인 양 말하지 마라
# 나를 믿는 신뢰감을 배반해야 할 때가 있다면
"네 이웃의 피를 흘리거든 방관하지 말라"레19:16 유대법에서는 이를 한 사람의 목숨을 좌우하는 일에 도움이나 정보 제공을 소홀히 하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아무리 남의 비밀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 하더라도, 그것은 한 사람의 생명을 보호해 주거나 어느 살인자로 하여금 법적인 심판을 받게 하는 일보다는 값어치가 없다고 본다. 의사, 카운슬러, 성직자, 또는 변호사로부터 자신의 비밀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지만, 그보다 더 가치 있는 선행, 즉 죄 없는 이의 생명을 지켜주는 일에 부딪치게 되면 그 권리는 무효가 되는 법이다.
【3부】 남과 말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 분노를 이겨내라
화를 느끼거나 그 감정을 표현하는 일은 절도를 지키고 윤리적인 범주를 지키는 한 아무런 하자가 없다. 만일 당신이 홧김에 한 말로 인해 친분 관계에 금이 간 일이 있다면, 혹 다음과 같은 규율을 지킴으로써 그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을까 하고 생각해 보기 바란다. 즉 "당신을 화나게 만든 그 한순간의 일에만 국한해서 화를 표현하도록 하라." 대화를 이런 식으로 제한하게 되면 그 비판을 듣는 당사자로 하여금 한 인간으로서 공격받는다는 인상을 주지 않게 된다.
# 공정한 방법으로 논쟁하라
말다툼 도중에 아무리 화가 나도, 그 당장에는 문제가 된 요소들에만 초점을 두도록 하라. '상대방과의 논쟁에 이기기 위해 상처가 될만한 개인의 문제를 거론하지 말라' 이 간단한 법칙을 어김으로 해서 사소한 시비가 말다툼이 되고, 때로는 친구 사이나 가까운 가족 간에 절교로까지 번지게 되는 것이다.
# 비판하는 법과 비판을 받아들이는 법
너 자신 스스로가 원하는 사람이 되지 못하거늘,
다른 사람이 네가 뜻하는 사람이 되지 못한다고 해서 화내지 말라. (토마스 캠피스)
토라는 그 613 계명 중에 잘못한 자를 비판하는 방법을 포함하고 있다. "이웃이 잘못을 하면, 너는 반드시 그를 타일러야 한다. 그래야만 너는 그 잘못 때문에 질 책임을 벗을 수 있다. (너는 네 형제를 마음으로 미워하지 말며 네 이웃을 반드시 견책하라 그러면 네가 그에 대하여 죄를 담당하지 아니하리라)"레19:17 몇몇 학자들은 이 계명의 마지막 말인 "그러면 네가 그 잘못 때문에 질 책임을 벗을 수 있다."를 두고, 남이 저지른 행동에 대한 책임을 같이 나누지 않게, 남 앞에서 분명히 자신의 소견을 내놓으라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예를 들면, 친구가 술에 취한 채 운전을 하려고 할 때, 우리에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가 그런 행동을 취하지 못하도록 말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비판하기 전에 스스로 질문해 보기
첫째로, 이 비판을 하는 것에 대해 나 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 그렇게 함으로써 어떤 즐거움이나 또는 괴로움을 느끼게 되는가?
둘째로, 나의 비판이 상대로 하여금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 데에 있어서 도움이 될 특정한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내 말이 위압감이 들지 않고 신뢰감 있게 들리는가?
비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여겨진다면,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해보라. 당신이 비판을 듣게 될 경우가 앞으로 몇 번 있다고 가정한다면, 자각해서 단 한 가지 점, 비판을 주는 상대방에 대한 당신의 태도만을 고쳐 보도록 하라. 그를 적이라도 되는 것처럼 대하지 말고, 훌륭한 유대 학자인 브랏슬라브의 나크만이 2백 년 전에 제의했던 다음과 같은 충고를 기억하기 바란다. "네가 오늘보다 내일 더 나아지지 않으려면, 무엇 때문에 네게 내일이 필요하겠는가?" 진정으로 우리가 더 이상 발전하지 않고, 변화되지 않고 향상되지 않는다면 인생에 무슨 목적이 있겠는가? 동물은 반복적인 삶을 산다. 그들에게 하루하루가 그 전날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인간은 자기 분석이나 자아비판을 통해, 또 타인의 통찰력과 비판을 통해서 발전되어 나갈 수 있다. 아직은 변화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볼 때, 비판이란 우리에게 자극제가 된다고 본다. 그건 우리의 몸만이 아니라 영혼도 아직 살아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고쳐나갈 수 있는' 단점을 지적해 주는 이를, 병을 고쳐주는 의사를 대하듯이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 부모와 자녀 사이에 말이 끼치는 영향을 늘 기억하라
현명한 부모는 다음과 같은 탈무드의 격언을 받아들인다. "누구를 현명한 자라고 하겠는가?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후에 나타날 결과를 미리 내다보는 자이다. 그리고 아이들의 장래에 말이 끼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늘 기억하는 자이다."
# 여러 사람 앞에서 모욕을 주지 말라
"제 이웃을 여러 사람들 앞에서 모욕하는 자는 자신의 몸에서 피를 흘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탈무드>
# 거짓말은 항상 해가 되는가
라브의 아내는 그가 원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음식을 만들어서 그를 괴롭혔다. 그가 완두콩을 먹고 싶다고 하면, 그녀는 강낭콩을 내놓고, 그가 강낭콩을 먹고 싶다고 하면, 그녀는 완두콩을 내놓는 식이다. 그의 아들 히야가 자라서, 어머니의 행동을 알게 되자 그는 아버지의 요구를 그녀에게 거꾸로 전하곤 했다. 라브가 그에게 완두콩을 먹고 싶다고 말하면, 그 아들은 어머니에게 그가 강낭콩을 원한다고 전했다. 어느 날 라브는, "네 어머니가 많이 달라졌구나." 하고 아들에게 말했다. 히야는 "제가 아버지의 요구를 거꾸로 전한 탓이예요."라고 대답했다. 아들의 재치가 고맙긴 했어도 라브는 "거짓말을 하도록 혀를 길들이는 건 죄악이다"라고 말하며, 다시는 그러지 않도록 당부했다. 라브는 아들이 바르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의 거짓말이 가져다주는 편리함을 포기했던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아이에게 거짓말을 하도록 버릇 들여서는 안 된다. 받기 싫은 전화가 왔다고 "아빠가 집에 안 계신다고 해라."라고 말하게 하거나, 영화관 티켓을 살 때 "네 나이가 열한 살 밖에 안되었다고 해라."라고 시켜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거짓말을 하거나 속이라고 시키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는 곧 자기 자신의 편의를 위하여 거짓말을 하고 속이도록 배우게 된다.
유대 전통에서는 다음과 같은 몇몇 특별한 경우에 한하여 거짓말을 종용하고 있다. 유대교식 가치관으로 볼 때, 대게 목숨이 진실보다 더 가치 있다고 여겨지기에, 그걸 가지고 다른 사람을 살해하는데 이용하려 꾀하는 범죄자에게 당신 쪽에서 사실 그대로를 전해 주어야 할 의무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또 당신은 도둑에게 훔치고자 하는 물건의 소재에 대해 거짓말을 해줄 권리가 있다. 어떤 경우에는 특히 당신이 비양심적인 인물을 대하고 있는 경우라면, 재산 보호 또는 진실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중략) 유대법은 거짓말을 허용하는 이 드문 경우들을 놓고서 한 가지 금하는 것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닌 말을 두고 하나님께 맹세하는 일'이다. 사실이 아닌 일을 놓고서 하나님 앞에 맹세하는 일은, 어느 죄 없는 이의 목숨이 달려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절대 허락되지 않는 바이다. 이처럼 유대식 사고방식에 의하면, 진실은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나, 절대적이지 못하다.
'엄청난 거짓말'은 특히 치명적일 수 있다. 그 한 예로 허위 문서인 <시온 의정서>가 주장하는 바에 의하면, 세계 곳곳의 유대인들이 전 세계를 손안에 넣고 각국이 서로 전쟁을 하고 가난에 시달리도록 음모한 사실을 밝힌다는 거였다. 역사학자인 노만 콘은 나치들이 이 의정서를 유대인의 '민족 말살을 뒷받침해 주는 근거'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홀로코스트 동안에 백만 명이 넘는 아이들을 포함해 무려 6백만 명에 달하는 유대인들이 학살당했다. <의정서>의 거짓말이 그들을 명망으로 이끄는데 일조한 것이다.(중략) 결론적으로 '엄청난 거짓말'은 비도덕적이다. 만약 그런 거짓말을 해야만 당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명분 자체가 그러한 억지를 갖다 붙이지 않고도 당연하고 설득력이 있는지를 고려해 보기 바란다.
【4부】 한 마디 말이 세상을 바꾼다
# 삶의 기본이 되는 네 마디의 말(랍비 라이머)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레오폴드 페퍼버그 이야기
레오폴드 페퍼버그는 오스카 쉰들러가 나치로부터 구해 주었던 천백 명 중의 유대인 중 한 사람이었다. 페퍼버그와 그의 아내가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민 오기 직전인 1947년, 그는 쉰들러에게 “당신은 언젠가 세상에 이름을 떨칠 날이 오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얼마 후, 그는 쉰들러가 빈곤에 처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그를 위해 당시로써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던 1만 5천 달러를 모으는데 힘썼다. 1950년에 페버버그는 로스앤젤레스로 이사를 갔다. 그리고 베버리 힐즈에 헐리우드의 유명 배우, 작가, 영화 제작자 등 많은 이들이 단골로 찾는 가죽 제품 상점을 열었다. 그는 그 손님들이 쉰들러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도록 힘썼다. 어느 유명한 영화 제작자의 부인이 값비싼 가방을 두 개 들고 와서 고쳐 달라고 했을 때 그는 “이 이야기를 당신 남편에게 해 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신다면, 이 가방을 고치는데 단 1페니도 안 내셔도 됩니다.”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그 후 그녀의 남편이 찾아왔고, 페퍼버그는 그에게 쉰들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흥미를 느낀 그는 영화 제작을 위해 교섭했으나 불행히도 어는 한 제작사도 그것을 영화로 만들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러나 페퍼버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1960년대와 1970년대 내내, 기회가 닿는 대로 누구에게나 오스카 쉰들러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1980년 10월의 어느 날, 오스트레일리아 작가인 토마스 케닐리가 서류 가방을 사기 위해 상점에 들어왔다. 페퍼버그는 케닐리가 작가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곧 쉰들러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그에 대한 책을 써보도록 종용했다.
케닐리는 페퍼버그의 거듭된 얘기를 관심 있게 들었다. 그는 이 이야기가 알려질 만한 가치가 있다고 수긍했으나, “전 당신께 이 책을 써 드리기에 적당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전쟁이 났을 때 전 겨우 세 살이었고, 그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습니다. 두 번째로, 전 카톨릭 신자로서 홀로코스트 동안에 유대인들이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습니다. 셋째로는 전 유대인들이 받아온 고통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페퍼버그는 이미 세상을 떠난 쉰들러에게 했던 30년 전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기회를 또다시 놓치게 될까 봐 두려워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케닐리에게 말하기를, “전 학교 선생으로 있었고 제 자신이 그걸 경험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모든 걸 말씀드리겠습니다. 약간의 연구를 더 하면 당신은 어느 누구 못지않게 그 시대의 역사에 대해 훤히 알게 되실 겁니다. 아일랜드계 카톨릭 신자이고 능력 있는 작가로서, 당신은 홀로코스트에 관한 글을 쓸 자격이 없기는커녕 더 많이 갖추시게 될 겁니다. 당신은 유대인이 받은 고통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하시지만, 아일랜드인들도 400년 동안 고통 속에서 살아왔고, 인간이 받는 고통이란 유대인이건 아일랜드인이건 마찬가지입니다.”라고 했다.
그 자리에서 케닐리는 이 책을 써 보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1982년, <쉰들러의 방주 Schindler’s Ark>가 출판되자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 그 후 페퍼버그는 1994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아카데미 수상 영화에서 기술 고문으로 일했다. 고마움에 찬 레오폴드 페퍼버그가 1947년에 오스카 쉰들러에게 다짐했던 약속은 마침내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고마움의 의미를 잘 터득하고 있던 케일리도 <쉰들러의 방주>를 레오폴드 페퍼 버그에게 바쳤다. 또 고마움을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스티븐 스필버그도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쉰들러의 유대인들 중 현재 생존해 있는 이들이 예루살렘의 천주교 묘지에 자리한 쉰들러의 묘 앞에서 조의를 표하는 모습으로 장식했다.
# 올바른 언행 법을 일상생활에 응용하라
바른 말을 하는 사람은 말로써 남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기 위해 단호해야 한다.
바른 말 하기를 몸에 배도록 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은, 이 책에서 거론했던 방법들을 주기적으로 되풀이해 보는 일이다.
【1부】 자칫 소홀하기 쉬운 말의 힘
# 유대인은 왜 혀를 화살에 비유하는가?
예부터 유대교의 가르침에 혀는 화살에 비유되어 왔다. "왜 다른 무기, 예를 들면 칼에다 비유하지 않았는가?" 하고 어느 랍비가 질문했다. 그분에게 답이 온즉, "누가 제 친구를 죽이려고 칼을 뽑았다가도 그 친구가 빌며 용서를 구하면, 그 사람은 화가 누그러져 그 칼을 도로 집어넣을 수 있다. 그러나 한번 쏜 화살은 아무리 나중에 후회를 한다 해도 다시 돌아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랍비의 이야기는 단순한 비유법에 그치지 않는다. 말이란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초래할 수 있기에, 유대교의 가르침은 못된 언행을 살인에까지 비유하기도 한다.
말이 해가 될 수 힘을 가진 것처럼, 상처를 낫게 하고 남을 감동시킬 수 있는 힘 또한 대단하다. 중세기 유대교 경전인 <중용의 길>을 쓴 어느 무명작가는 평소 하는 말에서 빚어지는 커다란 해악을 대해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 "사람은 혀를 이용하여 정보제공, 유언비어, 조롱, 아양, 또는 거짓말처럼 무시할 수 없는 많은 죄를 범할 수가 있다. 그러나 그 혀를 사용하여 무한히 많은 선량한 일들도 해낼 수도 있다."라고 일깨워 주었다.
# 말로 인한 피해를 되돌리기란 불가능하다.
동유럽의 어는 작은 마을에서, 한 청년이 마을 사람들에게 랍비를 중상모략하는 소문을 퍼트리며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레 복받치는 후회감에 그 청년은 랍비께 용서를 구하면서, “죄를 사하기 위해서는 어떤 벌도 달게 받겠습니다."라고 빌었다.
랍비는 그 청년에게 새의 깃털로 속은 넣은 베개를 가지고 와, 안에 있는 깃털을 바람에 날려 보내고 다시 찾아오라고 일렀다. 그 청년은 시킨 대로 한 다음 랍비에게 달려와, “이제 제 죄가 씻겼습니까?”하고 물었다.
“거의 다 됐네.”라고 대답한 후 랍비는 “자네가 해야 할 일이 한 가지 더 남았네. 가서 그 깃털들을 모두 주워 오게.”라고 말했다.
“하지만 불가능한데요. 이미 바람에 다 날려 보냈는데요.”하고 청년은 난색을 표현했다.
“바로 그렇지.”하고 랍비는 대답했다.
“이미 저지른 일을 나중에 아무리 고치고 싶다고 해도 자네의 말 한마디가 끼친 피해를 회복시킨다는 건, 이미 날아가 버린 깃털들을 다시 주워 모으는 일만큼이나 불가능 한 거라네.”
이 유명한 일화는 중상모략을 경계하는 가르침이기도 하지만, 말의 효력을 증명하는 한 예이기도 하다.
【2부】 타인에 대해 말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말을 전하지 말라
"당신이 다른 사람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있지 않는 한, 절대로 그를 흉보지 말 것이며, 만약 그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있다면, 당신 자신에게 '그에 대한 얘기를 내가 꺼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자문하라." <조나단 레버터>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이기만 하다면, 남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의 이야기를 퍼뜨려도 도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유대법에서는 그 문제에 대해 전혀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아마도 이 때문에 히브리어 단어인 라숀 하라나쁜 말, 나쁜 혀를 뜻한다에 대응할 만한 단어가 영어에 없는 모양이다. 거짓이어서 비도덕적이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는 중상모략의 경우와는 달리 라숀 하라는 굳이 정의하자면, 사실에 근거하는 말이다. 이는 상대방의 지위를 깎아내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정보들을 파헤치는 일이다. 나는 이를 '부정적인 사실'이라고 번역한다. 유대법은 대화를 하고 있는 상대방이 그 정보를 꼭 필요로 하고 있지 않는 한,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사실을 퍼뜨리기를 금지하고 있다.(중략) 라숀 하라를 경계하는 일은 단지 말에만 그치지 않는다. 어느 누구의 이름이 거론될 때에 눈알을 굴리거나 눈을 깜박이든가, 아니면 "아무개는 너무 똑똑해."하며 비아냥거리는 말을 한 것도 모두 그 법칙을 어기는 행동들이다. 라숀하라는 다른 사람의 지위를 깎는 모든 행동을 뜻하고 있으므로, 말이 아닌 다른 행동으로써 일을 저질렀느냐 아니냐 하는 문제는 하등의 상관이 없다. 유대법에서는 이런 행동을 일컬어 라숀 하라의 먼지아박 라숀 하라라고 부르고 있다.
올바른 언행에 대한 가장 안타까운 반칙은 악의에 찬 거짓말을 퍼뜨리는 일이며, 유대법에서는 모치 셈 라, 즉 타인을 모함하기이다. (중략) 누구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건 마치 사람을 죽이는 것과도 같다. 실제로 몇 차에 걸쳐 그 일은 살인을 불러왔다. 14세기 유럽에 페스트가 퍼졌을 때, 누군가 그 비난의 대상이 될 만한 사람들을 찾고 있던 반유대계인들과 그 외의 다른 사람들이 소문내기를, 유대인들이 유럽의 우물에 독약을 타서 페스트를 퍼뜨렸다고 전했다. 화가 치민 군중들은 몇 달 동안에 수천 명의 유대인들을 마구 학살하게 되었다. 20세기에 들어서서도 내내 비슷한 종류의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편견에 가득 찬 사람들이 미국 남부지역에서 죄 없는 흑인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도록 부추겼다.
# 부정적인 말을 전해도 될 때는 언제인가
유대법에서 모욕이 되거나 해가 되는 정보를 퍼뜨리는 것을 '피 흘리기'라고 하여 일반적으로 좋지 않은 행동에 비유되고 있다. '부정적 사실'을 남에게 전하도록 허용되는 한 가지 경우를 든다면, 그건 당신이 비즈니스에 관한 정보를 요구받을 때이다. 동유럽 랍비계의 성인으로 일컬어지며, 용서받거나 금지되는 언행법에 관하여 유대교의 가장 권위 있는 학자인 하페츠 하임이 가르치기를 "어느 누가 어떤 이를 자기 사업으로 끌어들이려 한다면(예를 들어 그 사람을 고용하거나, 혹은 그 사람과 동업해 보고자 한다면) 그는 두루 돌아다니며 남들로부터 정보를 캐내도록 허락이 되고 있는데, 이는 그가 자칫 입게 될지도 모를 손해를 막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또 남들은 명예를 손상시킬지도 모르는 정보까지도 제공할 수 있도록 허락되고 있는데, 이는 그 직원 후보를 해치고자 하는 뜻이 아니고 단지 사실을 얘기해 줌으로써 다른 한 인간에게 닥쳐올지도 모르는 해를 막아 보고자 함이다."라고 했다. 비슷한 예로, 유대법은 어느 직원 후보에 대해서 누가 당신의 의견을 묻는다면, 그자가 불성실하고 무능하다고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 나를 믿는 신뢰감을 배반해야 할 때가 있다면
"네 이웃의 피를 흘리거든 방관하지 말라"레19:16 유대법에서는 이를 한 사람의 목숨을 좌우하는 일에 도움이나 정보 제공을 소홀히 하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아무리 남의 비밀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 하더라도, 그것은 한 사람의 생명을 보호해 주거나 어느 살인자로 하여금 법적인 심판을 받게 하는 일보다는 값어치가 없다고 본다. 의사, 카운슬러, 성직자, 또는 변호사로부터 자신의 비밀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지만, 그보다 더 가치 있는 선행, 즉 죄 없는 이의 생명을 지켜주는 일에 부딪치게 되면 그 권리는 무효가 되는 법이다.
【3부】 남과 말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 분노를 이겨내라
화를 느끼거나 그 감정을 표현하는 일은 절도를 지키고 윤리적인 범주를 지키는 한 아무런 하자가 없다. 만일 당신이 홧김에 한 말로 인해 친분 관계에 금이 간 일이 있다면, 혹 다음과 같은 규율을 지킴으로써 그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을까 하고 생각해 보기 바란다. 즉 "당신을 화나게 만든 그 한순간의 일에만 국한해서 화를 표현하도록 하라." 대화를 이런 식으로 제한하게 되면 그 비판을 듣는 당사자로 하여금 한 인간으로서 공격받는다는 인상을 주지 않게 된다.
# 공정한 방법으로 논쟁하라
말다툼 도중에 아무리 화가 나도, 그 당장에는 문제가 된 요소들에만 초점을 두도록 하라. '상대방과의 논쟁에 이기기 위해 상처가 될만한 개인의 문제를 거론하지 말라' 이 간단한 법칙을 어김으로 해서 사소한 시비가 말다툼이 되고, 때로는 친구 사이나 가까운 가족 간에 절교로까지 번지게 되는 것이다.
# 비판하는 법과 비판을 받아들이는 법
토라는 그 613 계명 중에 잘못한 자를 비판하는 방법을 포함하고 있다. "이웃이 잘못을 하면, 너는 반드시 그를 타일러야 한다. 그래야만 너는 그 잘못 때문에 질 책임을 벗을 수 있다. (너는 네 형제를 마음으로 미워하지 말며 네 이웃을 반드시 견책하라 그러면 네가 그에 대하여 죄를 담당하지 아니하리라)"레19:17 몇몇 학자들은 이 계명의 마지막 말인 "그러면 네가 그 잘못 때문에 질 책임을 벗을 수 있다."를 두고, 남이 저지른 행동에 대한 책임을 같이 나누지 않게, 남 앞에서 분명히 자신의 소견을 내놓으라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예를 들면, 친구가 술에 취한 채 운전을 하려고 할 때, 우리에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가 그런 행동을 취하지 못하도록 말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비판하기 전에 스스로 질문해 보기
첫째로, 이 비판을 하는 것에 대해 나 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 그렇게 함으로써 어떤 즐거움이나 또는 괴로움을 느끼게 되는가?
둘째로, 나의 비판이 상대로 하여금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 데에 있어서 도움이 될 특정한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내 말이 위압감이 들지 않고 신뢰감 있게 들리는가?
비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여겨진다면,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해보라. 당신이 비판을 듣게 될 경우가 앞으로 몇 번 있다고 가정한다면, 자각해서 단 한 가지 점, 비판을 주는 상대방에 대한 당신의 태도만을 고쳐 보도록 하라. 그를 적이라도 되는 것처럼 대하지 말고, 훌륭한 유대 학자인 브랏슬라브의 나크만이 2백 년 전에 제의했던 다음과 같은 충고를 기억하기 바란다. "네가 오늘보다 내일 더 나아지지 않으려면, 무엇 때문에 네게 내일이 필요하겠는가?" 진정으로 우리가 더 이상 발전하지 않고, 변화되지 않고 향상되지 않는다면 인생에 무슨 목적이 있겠는가? 동물은 반복적인 삶을 산다. 그들에게 하루하루가 그 전날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인간은 자기 분석이나 자아비판을 통해, 또 타인의 통찰력과 비판을 통해서 발전되어 나갈 수 있다. 아직은 변화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볼 때, 비판이란 우리에게 자극제가 된다고 본다. 그건 우리의 몸만이 아니라 영혼도 아직 살아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고쳐나갈 수 있는' 단점을 지적해 주는 이를, 병을 고쳐주는 의사를 대하듯이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 부모와 자녀 사이에 말이 끼치는 영향을 늘 기억하라
현명한 부모는 다음과 같은 탈무드의 격언을 받아들인다. "누구를 현명한 자라고 하겠는가?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후에 나타날 결과를 미리 내다보는 자이다. 그리고 아이들의 장래에 말이 끼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늘 기억하는 자이다."
# 여러 사람 앞에서 모욕을 주지 말라
"제 이웃을 여러 사람들 앞에서 모욕하는 자는 자신의 몸에서 피를 흘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탈무드>
# 거짓말은 항상 해가 되는가
라브의 아내는 그가 원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음식을 만들어서 그를 괴롭혔다. 그가 완두콩을 먹고 싶다고 하면, 그녀는 강낭콩을 내놓고, 그가 강낭콩을 먹고 싶다고 하면, 그녀는 완두콩을 내놓는 식이다. 그의 아들 히야가 자라서, 어머니의 행동을 알게 되자 그는 아버지의 요구를 그녀에게 거꾸로 전하곤 했다. 라브가 그에게 완두콩을 먹고 싶다고 말하면, 그 아들은 어머니에게 그가 강낭콩을 원한다고 전했다. 어느 날 라브는, "네 어머니가 많이 달라졌구나." 하고 아들에게 말했다. 히야는 "제가 아버지의 요구를 거꾸로 전한 탓이예요."라고 대답했다. 아들의 재치가 고맙긴 했어도 라브는 "거짓말을 하도록 혀를 길들이는 건 죄악이다"라고 말하며, 다시는 그러지 않도록 당부했다. 라브는 아들이 바르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의 거짓말이 가져다주는 편리함을 포기했던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아이에게 거짓말을 하도록 버릇 들여서는 안 된다. 받기 싫은 전화가 왔다고 "아빠가 집에 안 계신다고 해라."라고 말하게 하거나, 영화관 티켓을 살 때 "네 나이가 열한 살 밖에 안되었다고 해라."라고 시켜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거짓말을 하거나 속이라고 시키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는 곧 자기 자신의 편의를 위하여 거짓말을 하고 속이도록 배우게 된다.
유대 전통에서는 다음과 같은 몇몇 특별한 경우에 한하여 거짓말을 종용하고 있다. 유대교식 가치관으로 볼 때, 대게 목숨이 진실보다 더 가치 있다고 여겨지기에, 그걸 가지고 다른 사람을 살해하는데 이용하려 꾀하는 범죄자에게 당신 쪽에서 사실 그대로를 전해 주어야 할 의무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또 당신은 도둑에게 훔치고자 하는 물건의 소재에 대해 거짓말을 해줄 권리가 있다. 어떤 경우에는 특히 당신이 비양심적인 인물을 대하고 있는 경우라면, 재산 보호 또는 진실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중략) 유대법은 거짓말을 허용하는 이 드문 경우들을 놓고서 한 가지 금하는 것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닌 말을 두고 하나님께 맹세하는 일'이다. 사실이 아닌 일을 놓고서 하나님 앞에 맹세하는 일은, 어느 죄 없는 이의 목숨이 달려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절대 허락되지 않는 바이다. 이처럼 유대식 사고방식에 의하면, 진실은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나, 절대적이지 못하다.
'엄청난 거짓말'은 특히 치명적일 수 있다. 그 한 예로 허위 문서인 <시온 의정서>가 주장하는 바에 의하면, 세계 곳곳의 유대인들이 전 세계를 손안에 넣고 각국이 서로 전쟁을 하고 가난에 시달리도록 음모한 사실을 밝힌다는 거였다. 역사학자인 노만 콘은 나치들이 이 의정서를 유대인의 '민족 말살을 뒷받침해 주는 근거'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홀로코스트 동안에 백만 명이 넘는 아이들을 포함해 무려 6백만 명에 달하는 유대인들이 학살당했다. <의정서>의 거짓말이 그들을 명망으로 이끄는데 일조한 것이다.(중략) 결론적으로 '엄청난 거짓말'은 비도덕적이다. 만약 그런 거짓말을 해야만 당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명분 자체가 그러한 억지를 갖다 붙이지 않고도 당연하고 설득력이 있는지를 고려해 보기 바란다.
【4부】 한 마디 말이 세상을 바꾼다
# 삶의 기본이 되는 네 마디의 말(랍비 라이머)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레오폴드 페퍼버그 이야기
레오폴드 페퍼버그는 오스카 쉰들러가 나치로부터 구해 주었던 천백 명 중의 유대인 중 한 사람이었다. 페퍼버그와 그의 아내가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민 오기 직전인 1947년, 그는 쉰들러에게 “당신은 언젠가 세상에 이름을 떨칠 날이 오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얼마 후, 그는 쉰들러가 빈곤에 처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그를 위해 당시로써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던 1만 5천 달러를 모으는데 힘썼다. 1950년에 페버버그는 로스앤젤레스로 이사를 갔다. 그리고 베버리 힐즈에 헐리우드의 유명 배우, 작가, 영화 제작자 등 많은 이들이 단골로 찾는 가죽 제품 상점을 열었다. 그는 그 손님들이 쉰들러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도록 힘썼다. 어느 유명한 영화 제작자의 부인이 값비싼 가방을 두 개 들고 와서 고쳐 달라고 했을 때 그는 “이 이야기를 당신 남편에게 해 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신다면, 이 가방을 고치는데 단 1페니도 안 내셔도 됩니다.”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그 후 그녀의 남편이 찾아왔고, 페퍼버그는 그에게 쉰들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흥미를 느낀 그는 영화 제작을 위해 교섭했으나 불행히도 어는 한 제작사도 그것을 영화로 만들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러나 페퍼버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1960년대와 1970년대 내내, 기회가 닿는 대로 누구에게나 오스카 쉰들러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1980년 10월의 어느 날, 오스트레일리아 작가인 토마스 케닐리가 서류 가방을 사기 위해 상점에 들어왔다. 페퍼버그는 케닐리가 작가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곧 쉰들러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그에 대한 책을 써보도록 종용했다.
케닐리는 페퍼버그의 거듭된 얘기를 관심 있게 들었다. 그는 이 이야기가 알려질 만한 가치가 있다고 수긍했으나, “전 당신께 이 책을 써 드리기에 적당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전쟁이 났을 때 전 겨우 세 살이었고, 그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습니다. 두 번째로, 전 카톨릭 신자로서 홀로코스트 동안에 유대인들이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습니다. 셋째로는 전 유대인들이 받아온 고통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페퍼버그는 이미 세상을 떠난 쉰들러에게 했던 30년 전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기회를 또다시 놓치게 될까 봐 두려워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케닐리에게 말하기를, “전 학교 선생으로 있었고 제 자신이 그걸 경험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모든 걸 말씀드리겠습니다. 약간의 연구를 더 하면 당신은 어느 누구 못지않게 그 시대의 역사에 대해 훤히 알게 되실 겁니다. 아일랜드계 카톨릭 신자이고 능력 있는 작가로서, 당신은 홀로코스트에 관한 글을 쓸 자격이 없기는커녕 더 많이 갖추시게 될 겁니다. 당신은 유대인이 받은 고통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하시지만, 아일랜드인들도 400년 동안 고통 속에서 살아왔고, 인간이 받는 고통이란 유대인이건 아일랜드인이건 마찬가지입니다.”라고 했다.
그 자리에서 케닐리는 이 책을 써 보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1982년, <쉰들러의 방주 Schindler’s Ark>가 출판되자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 그 후 페퍼버그는 1994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아카데미 수상 영화에서 기술 고문으로 일했다. 고마움에 찬 레오폴드 페퍼버그가 1947년에 오스카 쉰들러에게 다짐했던 약속은 마침내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고마움의 의미를 잘 터득하고 있던 케일리도 <쉰들러의 방주>를 레오폴드 페퍼 버그에게 바쳤다. 또 고마움을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스티븐 스필버그도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쉰들러의 유대인들 중 현재 생존해 있는 이들이 예루살렘의 천주교 묘지에 자리한 쉰들러의 묘 앞에서 조의를 표하는 모습으로 장식했다.
# 올바른 언행 법을 일상생활에 응용하라
바른 말을 하는 사람은 말로써 남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기 위해 단호해야 한다.
바른 말 하기를 몸에 배도록 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은, 이 책에서 거론했던 방법들을 주기적으로 되풀이해 보는 일이다.